탈레반, 경기장에서 11번째 공개 처형…임신한 부인과 남편 살해 혐의 ‘보복’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임신한 아내와 남편을 살해한 아프간인이 탈레반의 보복적 처벌 시스템에 따라 피해자의 친척에 의해 처형됐다고 영국 데일리 메일이 17일 보도했다.
탈레반 대법원은 성명에서 이 남자가 17일 바드기스주 주도인 칼라이노우에 있는 스포츠 경기장에서 군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처형됐다고 밝혔다.
AFP 통신 집계에 따르면 탈레반이 2021년 재집권한 이후 공개 처형은 11번째다.
목격자들은 피해자의 친척이 수천 명 관중 앞에서 그 남자에게 세 발을 쏘았다고 전했다.
바드기스주 정보 책임자 마티울라 무타키는 “살인범은 두 사람을 살해했는데 한 남자와 그의 아내는 임신 8개월쯤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세 곳의 법원에서 검토를 거친 뒤 탈레반 최고 지도자 히바툴라 아쿤드자다의 최종 승인을 거쳐 처형이 집행되었다고 밝혔다.
대법원 성명에서는 피해자 가족들에게 사면과 평화가 제안되었지만 거부됐다고 밝혔다.
처형을 목격한 주마 칸(36)은 “희생자 가족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았고, 그들은 이슬람법에 따라 자신의 권리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에게는 처형식에 참석하도록 요청하는 공식 공지가 15일 널리 배포됐다.
탈레반이 처음 집권했던 1996년부터 2001년까지 공개 처형은 흔했으며 대부분 스포츠 경기장에서 이뤄졌다.
이전 처형은 4월 이루어졌는데 당시 4명의 남자가 같은 날 세 개의 다른 지방에서 수천 명의 관중, 탈레반 간부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처형됐다.
탈레반 당국은 절도, 간통, 음주 등 범죄에 대해 주로 채찍질 같은 신체적 처벌을 계속 시행하고 있다.
다만 모든 처형 명령은 은둔적인 최고 지도자 아쿤드자다가 서명한다며 법과 질서는 1989년 소련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 후 내전의 혼란 속에서 등장한 탈레반의 강경 이념의 핵심이라고 데일리 메일은 전했다.
유엔과 국제앰네스티와 같은 인권단체는 탈레반 정부의 신체적 처벌과 사형을 비난하고 있다.
앰네스티는 4월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아프가니스탄은 국제적인 공정 재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재판을 거쳐 사형이 선고되는 국가 중 하나라고 밝혔다고 데일리 메일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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