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정, 아세안 아웅산 수치 석방 요구 거부

[방콕=AP/뉴시스] 이재준 기자 = 미얀마 군사정부는 구금 중인 노벨평화상 수상자 아웅산 수치 전 국가자문의 무조건적인 석방을 촉구한 동남아국가연합(ASEAN)의 거듭된 요청을 거부했다.
미얀마 외무부는 8일 밤 성명을 내고 아웅산 수치 전 국가자문의 석방을 일축하는 한편 아세안이 미얀마 특사를 계속 둘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무부 성명은 아세안의 요구를 비판하면서 "미얀마 정부가 인도적 고려에 따라 아웅산 수치의 형을 감형했지만 완전하고 무조건적인 석방은 법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성명은 현재 아세안 미얀마 특사를 맡은 필리핀 외무장관 마리아 테레사 라자로와는 계속 협력하겠지만 2027년 1월1일 싱가포르가 아세안 의장국을 넘겨받은 이후에도 같은 방식으로 특사와 협력할 필요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2021년 2월 군부 쿠데타를 통해 아웅산 수치가 이끌던 민간 정부로부터 권력을 빼앗은 당시 육군 참모총장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은 쿠데타 이후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아세안과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행보를 보였지만 끝내 강경자세를 완화하진 않았다.
아세안은 미얀마에서 내전을 끝내고 대립하는 세력 간 대화를 시작하고자 2021년 4월 평화 구상을 마련했다. 대화는 아세안 특사가 중재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도록 했다.
그러나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은 평화 구상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간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제한받았다.
미얀마 정부는 비판을 누그러 뜨리려는 조치로 지난주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대표가 81세인 아웅산 수치를 방문하도록 허용했다.
아웅산 수치가 5년 전 구금된 이후 국제적인 인도주의기구 관계자가 그를 접촉한 건 처음이다.
그는 수도 네피도에 있는 비공개 장소에서 가택연금 상태로 복역하고 있다. 지지자들과 인권단체들은 아웅산 수치에게 적용된 혐의가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현 아세안 의장국인 필리핀은 7일 ICRC 대표의 방문을 대화와 화해를 위한 진전으로 평가했다.
동시에 정치범들에 대한 접근을 확대하라고 미얀마 군정에 촉구하면서 아웅산 수치의 '완전하고 무조건적인 석방'을 재차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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