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 "배재고 진심어린 사과 환영…정치권보다 성숙한 행동"

[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6일 "지난 6월 29일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경기 중 부적절한 비하 구호로 논란을 빚은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오늘 광주일고를 찾아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하고, 광주일고 측이 이를 흔쾌히 받아들이며 양 학교 모두 5·18 국립묘지에 참배하기로 한 것에 대해 깊이 환영한다"고 밝혔다.
교총은 이날 논평을 통해 "잘못은 누구나 할 수 있으며, 특히 학생 시기의 잘못에 대해서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와 뉘우치며 용서를 구하는 용기, 그리고 잘못을 구하는 상대방에 대한 포용의 자세야말로 교육적으로 배워야 할 소중한 가치"라며 "이는 이번 사태를 기회로 극단적인 표현과 혐오의 말을 재생산하며 진영 간 공격의 도구로 삼는 정치권보다 훨씬 성숙한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교총은 "당사자 간 사과와 용서가 이뤄진 이번 사건에 대해 향후 양측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치권과 어른들의 이기적인 행태와 악의적인 정쟁 프레임을 투영시키는 행위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기본적으로 학생들의 비하 발언에는 타인과 타팀에 대한 배려와 역사의식의 부족, 하지 말아야 할 언행에 대한 인식 결여, 잘못된 응원문화 등 기초 기본의 문제가 있었다"며 "그 이면에는 자신의 목적을 이루거나 주장을 강조하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비방을 일삼는 정치권과 사회 전반의 극단적 언어문화가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정치권은 좌우로 극단적으로 분열돼 상대에 대한 합리적 비판을 넘어선 비방전을 일삼고 역대 대통령들을 진보와 보수 할 것 없이 조롱의 밈으로 희화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총은 "현재 정당한 교육활동과 최소한의 생활지도마저 악성 민원과 아동학대 신고의 표적이 되는 처참한 교권 붕괴 상황 속에서는 학생들의 비하·조롱 등의 언어적 문제에 대한 생활지도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라고 토로했다. 이어 "실제 지난 4월 교총이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 결과 전국 교원의 87.5%가 학생들로부터 인신공격과 욕설 등 직간접적인 언어폭력 피해를 호소하고 있으며, 무려 43.8%는 이 같은 교권 침해를 반복적으로 겪고 있을 만큼 학교 내 교사를 향한 혐오와 욕설도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이어 "이처럼 생활지도권이 무너진 교실에서 교사 홀로 학생들의 언어 등 생활습관을 바로잡으라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학생들의 비하와 조롱 표현에 대한 올바른 언어습관 교정을 위해서는 학부모들의 가정 내 자녀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자녀가 타인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과 배려를 배울 수 있도록 학부모가 가장 먼저 책임감을 갖고 지도하며 학교의 교육적 지도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교총은 "일각에서 이번 사태를 기회 삼아 자신들의 가치관을 확장하기 위한 방편으로 민주시민교육이 부족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교총은 "학생들은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사실이나 가치를 몰라서 그런 부적절한 구호를 외친 것이 아니고 이미 정규 교육과정에서 관련 역사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며 "작금의 혐오 표현 문제의 본질은 이것이 상대방에게 상처가 된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유희 거리로 서슴지 않는 도덕적 관념의 부족에 있으므로,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잘못된 자신의 행동에는 책임이 뒤따른다는 부분을 가르치는 인성교육과 책임교육이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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