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베이징 회담 불투명…펜타닐·관세 이견"

"트럼프·시진핑 베이징 회담 불투명…펜타닐·관세 이견"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베이징 정상회담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양국은 무역 협상에서 아직 큰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 "미·중 협상이 충분히 진전되지 않아 베이징 정상회담의 가능성이 줄었다"라며 대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비공식 회담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미국과 중국은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4차 고위급 협상을 앞두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만나 관세 등 무역 사안을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문제를 논의할 전망이다.

이에 앞서서는 지난 며칠간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중국 카운터파트와 접촉했다고 한다. FT는 전문가를 인용, 이런 일련의 움직임이 정상회담 준비 차원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무역 등 문제를 두고 양측의 이견은 여전하다. 미국과 중국은 올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때 관세를 서로 세 자릿수까지 올리며 사실상 무역 전쟁을 벌였다. 정상회담 전 이에 관한 핵심 이견 해소가 필요하다.

FT는 한 소식통을 인용, 협상 지연의 주요 이유로 "중국이 펜타닐 합성에 사용되는 화학 물질 수출을 저지하지 않는 것에 대한 미국의 분노"를 꼽았다. 반면 중국은 미국의 펜타닐 관세 해제를 먼저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부소장은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을 정당화할 만한 무역 합의를 이루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했다. 이 때문에 APEC에서의 만남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최근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의 북·중·러 밀착도 정상회담 개최 걸림돌로 꼽힌다. 자칫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이 북·중·러 밀착이라는 '주요 이벤트'에 따르는 부수적 이벤트로 여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라이언 해스 브루킹스연구소 중국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베이징 방문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문 이후 '식후 입가심(after-dinner mint)'으로 보일까 경계한다"라고 했다.

다만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중국 담당은 오히려 북·중·러 밀착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더 베이징을 방문하려 할 수도 있다는 반론을 내놨다. 북·중·러 밀착의 이미지를 희석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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