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잃어가는 칠레, 대선 투표…공산주의자 대 초보수파

'안정' 잃어가는 칠레, 대선 투표…공산주의자 대 초보수파

[산티아고(칠레)=AP/뉴시스] 김재영 기자 = 남미에서 안전하고 안정적인 국가로 꼽히는 인구 2000만 명의 칠레에서 16일 대통령 및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다.

대통령선거에서 조직범죄 및 불법 이민자 이슈화에 집권 연합의 좌파 후보를 강경 우파 후보가 바짝 추격하고 있어 주목된다.

자네트 자라 후보는 일생 공산당 소속으로 집권 연합세력 경선에서 중도 좌파 경쟁자를 물리치고 후보 자리를 차지했다.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후보는 베테랑 초강경 보수파 정객으로 갱 폭력 소탕 및 불체자 추방에 '과감한 조치'를 약속하고 있다.

여론조사는 이날 대선 1차투표에서 8명 후보 중 누구도 50% 득표 가능성이 없어 12월 4일 결선 투표서 1위와 2위가 맞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좌파 색채의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은 취임 직후의 인기를 거의 상실하기도 했지만 연속 재임이 금지되어 뭇 나온다.

집권 좌파 연합의 자라(51) 후보는 현 보리치 정부서 노동장관을 지낸 공산주의자다. 호세 카스트(59) 후보는 초보수 성향의 변호사로 국회의원을 지냈는데 낙태를 반대하고 있으며 국가 축소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양 선두 후보는 각자의 극단 주의를 중도 쪽으로 옮기고 있다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공산주의자 후보는 재정 절제의 긴축 추진 의지를 내보였다. 초보수 후보는 자녀가 9명인 카톨릭 신도지만 전통적인 가족 가치를 입에 올리지 않고 있다.

양 후보 모두 베네수엘라의 악명 높은 갱단 트렌데아라과 같은 해외 갱단의 소탕을 최우선으로 약속하고 있다. 해외 갱단들이 칠레에 유입되면서 유괴, 공갈 착취 및 성적 인신매매가 기승을 부려 남미 어느 나라보다 안전하고 안정되어 있다는 칠레인의 자부심이 거듭 무너졌다.

또 '실패국가' 베네수엘라에서 많은 불법 이민자들이 입국했다.

1차 대선 투표에서는 우파 세력이 분열되어 있고 반면 보리치 대통령의 중도 좌파 연합이 전임 장관 출신의 후보에 통합되어 있어 카리스마의 자라가 선두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결선투표에서는 조직범죄와 불법 이민에 보다 강경하고 극단적인 조치를 약속하고 있는 우파 라이벌이 이겨 당선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칠레는 대선 및 총선 투표가 다시 의무화 되어 1570만 유권자들은 투표를 반드시 해야 한다. 기권에 벌금 100달러가 부과된다.

이번 선거서 하원 전원과 상원 일부가 뽑힌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