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사랑한 30년 베테랑 사육사, 사자 무리에 참변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태국 방콕 사파리 월드에서 30년 가까이 사자를 돌봐온 베테랑 사육사가 사자 무리의 습격을 받아 숨지는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더선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께 사육자 지안 랑카라사미(58)가 사자 무리에게 공격을 당해 목숨을 잃었다.
당시 현장에 있던 관광객들은 끔찍한 장면을 목격했다. 랑카라사미가 사자 우리에서 차량 밖으로 나선 순간 사자가 달려들었고, 다른 사자들이 합세해 15분간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 현장에 있던 관광객들은 경적을 울리고 소리쳤지만 사자들은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긴급 이송됐지만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차량에서 내린 것이 안전 규정 위반이었다고 보고 있다. 해당 사파리 구역은 '차량에서 절대 내리지 말 것'이라는 원칙을 두고 있었다.
태국 국립공원 야생동식물보존부(DNP)는 즉각 사파리 구역을 임시 폐쇄하고 안전 점검에 착수했다. 사파리 월드 측은 "32마리 사자는 모두 허가받은 개체이며 규정을 반복적으로 교육한다"라며 희생자를 "친절한 인물"이라고 추모했다.
보호단체들은 "사자는 본능을 따른 것 뿐이며, 근본적인 문제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동물권 단체 PETA는 "사자들을 보호구역으로 옮겨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태국은 사자 사육이 합법이며, 동물원과 사육장, 개인 가정까지 합쳐 약 500마리가 포획 상태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kangs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