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차 열풍에 경고음…"철분 흡수 방해, 젊은 여성 등 위험"

말차 열풍에 경고음…"철분 흡수 방해, 젊은 여성 등 위험"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말차를 마셨다가 오히려 철분 부족 증상을 겪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와 온라인 상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달 31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한 인플루언서는 말차를 마셨다가 병원 신세를 지게 됐다는 내용의 영상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이 영상은 지난달 말 기준 53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인플루언서는 후속 영상을 통해 자신이 빈혈을 앓고 있는데, 말차를 마신 뒤 철분 수치가 위험할 정도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과학·간호학 학사 학위를 보유한 이 인플루언서는 자신이 말차를 매일 마신 것도 아니고 격주에 한 번 정도만 마셨음에도 이렇게 됐다고 했다.

이어 "말차는 혈류로의 철분 흡수를 억제한다"면서 "또한 위를 불편하게 할 수도 있어서 공복에는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다만 이 인플루언서는 "말차를 마시면 안 된다는 뜻은 아니다"라면서 "식사 두 시간 전이나 후에 말차를 마셔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말차를 정기적으로 섭취하면 뇌 기능이 개선되고, 스트레스를 줄이고,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말차의 탄닌이라는 성분이 체내 철분 흡수 능력을 제한해 철분 결핍성 빈혈의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고 한다.

공인 영양사 커비 데일리는 "말차 자체가 본질적으로 철분 결핍성 빈혈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식사와 너무 가까운 시간에 섭취할 경우, 몸이 철분을 효율적으로 흡수하는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식사 중이나 식사 직후에 말차를 마시는 것은, 식사 사이에 마시는 것보다 철분 흡수를 더 강하게 억제할 수 있다"면서 "식사나 철분 보충제 복용 이후 최소 1~2시간 정도 간격을 두고 말차를 마실 것을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연구에 따르면 10대 소녀, 임신부, 폐경 이후 여성은 말차로 인한 철분 결핍 위험이 가장 높다고 한다.

킹스칼리지런던의 영양학 전문가 지닌 바움가르트너 박사는 과거 말차와 관련해 "사람들은 이 음료의 잠재적 위험에 대해 인식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철분 필요량이 더 많은 젊은 여성들에게는 결핍 위험이 현실적으로 존재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고 매체는 짚었다.

또 2010년 중의학저널(Journal of Chinese Medicine)에 발표된 150편 이상의 연구를 종합한 대규모 리뷰에서는, 일반 녹차를 하루 세 잔 이상 마실 경우 철분 흡수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도 매체는 전했다. 말차는 같은 양의 녹차보다 탄닌 함유량이 거의 7배에 달하기 때문에, 그 영향이 더 크다고 여겨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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