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80만명 시위에 아수라장"…셀린느·디올 매장까지 털렸다

[서울=뉴시스]허준희 인턴 기자 = 프랑스에서 생활비 상승과 공공 서비스 축소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약탈과 방화로 번졌다. 파리 라파예트 백화점과 셀린느·디올 등 명품 매장도 공격받았으며, 당국은 시위대 약 400명을 체포했다.
지난 17일(현지 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프랑스 전역에서 수십만명이 생활비 부담과 공공 서비스 축소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했다.
프랑스 내무부는 시위 참여 인원을 약 55만명으로 집계했다. 프랑스 노동총동맹(CGT)은 참가자가 80만명에 달한 것으로 추산했다. 상당수는 평화적으로 행진했지만, 일부 시위대가 폭력 행위에 가담하면서 곳곳에서 혼란이 빚어졌다.
남서부 소도시 리모주에서는 시청 건물에 불이 났고, 마르세유에서는 검은 옷을 입은 시위대가 시청에 난입해 건물 외벽 등을 낙서로 훼손했다. 리옹에서는 관광 안내소가 방화 피해를 입었다.
파리에서는 시위대 일부가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 진입을 시도하고 은행과 상점 등을 공격했다. 라코스테 매장과 휴대전화 매장 등이 약탈 피해를 입었으며, 곳곳에서 차량을 비롯한 시설물에 불이 났다. 경찰은 일부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최루가스를 사용했다.
프랑스 정부는 폭력 행위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세바스티앙 르코르누 총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를 통해 폭력을 이용해 정치적 의제를 관철하려는 시도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또한 시위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한 이들을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제도를 약화하고 평화적인 의사 표현을 방해하려는 세력에 맞서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달 파리 북부 교외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 부족과 노후 시설에 대한 불만으로 시작됐다. 이후 불평등과 공공 지출, 생활 수준 악화에 대한 불만이 더해지면서 전국적인 움직임으로 확대됐다.
시위 현장에서는 생활비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파리에서 시위에 참여한 19세 여성 롤라는 연료비 부담과 교육 여건 악화를 지적하며 학생들이 교육 환경 개선을 요구한다는 이유로 폭력에 노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마크롱 대통령의 임기 말 정치적 부담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정부가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공 부채 감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부 차입 비용은 2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경제적 압박과 사회적 불만이 겹치면서 정부의 정책 대응도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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