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진중권, "민주주의, 진영과 선동이 흔들어" 한목소리

[부산=뉴시스]원동화 기자 = 박형준 부산시장과 진중권 시사평론가가 12일 부산에서 5년 만에 다시 만나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토론은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부산리부트청년포럼 주최로 '대한민국 민주주의 이대로 괜찮은가?' 시사대담에서 진행됐다. 박 시장과 진 평론가는 민주주의의 위기, 사법부 독립, 유튜브 정치 등 현안을 두고 시각차를 드러냈다.
박 시장은 "자유민주주의는 자유·민주·공화의 균형 속에서 작동하며 권력을 마음대로 쓸 수 없도록 삼권분립이 존재한다"며 "권력을 남용하는 '완장 찬 권력'이 국정을 운영하는 것처럼 비칠 때 자유민주주의의 근본이 흔들린다"고 말했다.
진 평론가는 "국민의힘은 쿠데타를 통한 외부에서, 민주당은 입법 독재를 통한 내부에서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며 "대통령 아래 입법·사법부가 있는 것이 아니라, 권력서열이 아닌 의전서열만 존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사법부 개혁과 관련해서는 박 시장은 "민주당이 법의지배가 아닌 법에의한 지배를 통해 법을 수단화하려고 한다"며 "마음대로 법을 바꿔서 대법관을 늘려서 마음대로 입맛대로 하려고 하고, 대법원장을 국회 청문회장에 세워 정치적 공격으로 사법부의 독립성을 무너뜨리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진 평론가는 "사법부의 견제는 받되, 판결에 대해서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조희대 대법원장 임명 당시, 민주당이 칭찬했지만, 이재명 당시 당 대표의 선거법 재판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 하면서 충돌을 일으켰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장이 어떻게 대법관에게 유죄를 내리라고 할 수 있겠느냐"며 "대법관 24명으로 증원하고 모두 이 대통령 임기 중에 임명한다는 것은 친정부 판사들을 배치해서 퇴임 이후를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생긴다"고 했다.
두 사람은 유튜브 등 온라인 미디어의 영향력 확대가 정치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시장은 "SNS와 알고리즘이 여론을 왜곡하며 선동 정치가 강화됐다"고 했고, 진 평론가는 "정당의 지구당 해체 이후 유튜버가 정치 교육을 대신하며 극단적 진영 정치가 고착화됐다"고 분석했다.
현 정부의 친중·친북 정책 우려와 관련해서는 박 시장은 "한미 관계를 잘 풀면 중국과의 상황에서 여유가 생기지만 현 정부가 한미 관계를 잘 풀지 못하면서 여유가 사라졌다"며 "미국과의 관계를 풀어야만 중국과의 관계도 풀 수 있다"고 했다.
진 평론가는 "진보든 보수 정부든 현재 부상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지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불안하게 되면서 '혐중(중국 혐오)'이 나타났다"며 "공당 역시 유튜브 등에서 나온 극단적인 이야기를 입법화하면서 이를 부추기고 있기에 우리가 중국의 부상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고민하고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이날 시사대담은 약 2시간가량 이어졌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진중권 시사평론가는 지난 2020년 11월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진영을 넘어 미래로!’라는 주제로 시사대담을 벌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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