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 재무 건전성 위기 경보…5년 새 적자조합 9배↑

[칠곡=뉴시스] 박홍식 기자 = 지역 경제의 실핏줄 역할을 해온 농협·수협·산림조합 등 3곳의 상호금융기관 재무 건전성에 위기 경고등이 켜졌다.
12일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이 농협중앙회와 수협중앙회, 산림조합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상호금융 단위조합의 적자조합 수가 9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또한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이는 지역 주민들의 금융 접근성과 생계에 직결되는 상호금융의 시스템 위기로 이어질 수 있어, 정부 차원의 선제적 대응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정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협·수협·산림조합의 단위조합 중 적자를 기록한 조합 수는 2021년 25곳에서 올해 222곳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불과 5년 사이 8.8배 증가한 수치다.
가장 큰 증가세를 보인 것은 산림조합이다.
2021년 20곳이였던 적자조합 수가 2025년에는 105곳으로 5배 이상 늘었다.
농협의 경우 2021년 3곳에서 2025년 76곳, 수협은 같은 기간 2곳에서 41곳으로 각각 급증했다.
농협 관계자는 적자 농축협 수 증가 요인으로 "부동산·건설업종 충당금 요적립률 상향 적용 및 상호금융 연체비율 증가에 따른 대손상각비 증가, 대출채권매각손실 증가"등을 꼽았다.
수협과 산림조합 관계자는 "상반기에 충당금 적립 등 비용이 많이 발생하고, 하반기 수익이 많이 발생하는 구조로 ’25년 말 적자조합 수는 다소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상호금융의 총 대출잔액은 2021년 348.7조원에서 2025년 411.5조원으로 약 62.7조원 증가했지만, 연체율은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며 대출 건전성에 심각한 위험 신호를 나타내고 있다.
2021년 전체 연체율은 1.34%였지만, 2025년 들어 6.88%로 약 5.1배 증가했다.
특히 수협의 연체율은 2021년 1.64%에서 2025년 8.11%로, 산림조합은 같은 기간 1.50%에서 7.46%로 치솟았다.
농협도 0.88%에서 5.07%까지 증가하며 전반적인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
상호금융권의 부실채권 규모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대출금 중 회수가 어렵거나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고정이하여신'(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은 2021년 4조 8862억원에서 2025년 24조 6827억원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은행은 대출채권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로 분류하며, 이 중 회수가 어렵거나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에 해당하는 여신을 ‘고정이하여신’이라고 부른다.
고정이하여신이 높을수록 은행의 부실 위험은 커진다는 뜻이다.
정희용 국회의원은 "최근 5년간 상호금융기관의 연체율과 부실채권, 적자조합 수가 급증하며 지역경제의 뿌리를 흔들고 있다"며 "단순한 수치의 문제가 아닌, 지방 소상공인·고령 농어민 등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과 생계안정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호금융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강도 높은 금융건전성 제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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