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도바, 러시아 공작 속에 총선투표…친서방 집권당 위협받아

[키시나우(몰도바)서울=AP/뉴시스] 김재영 기자 = 우크라이나 서쪽 끝에 붙어있는 작은 나라 몰도바 국민들은 28일 친 유럽연합(EU)의 현 정부를 무너뜨리려는 러시아의 끈질긴 공작 속에 새 의회 구성의 총선 투표를 한다.
옛 소련의 공화국에서 독립했으나 러시아가 다시 속국 비슷하게 만들려고 온갖 시도를 다하고 있는 점이 우크라와 비슷하다. 몰도바와 우크라는 EU 가입 신청 뒤 협상 지위를 부여 받은 상황이다.
이날 101석의 새 회기 의원들이 결정된다. 대통령이 득표율 선두 정당이나 연합체 대표를 총리로 지명해 정부 구성에 나서도록 한다. 이렇게 구성된 정부는 의회서 신임 투표를 거쳐야 정식 정부가 되는 것이다.
총선 투표는 아침 7시(한국시간 오후 1시)에 시작되었으며 중앙선거위원회에 발표에 의하면 오전 11시 시점에 40여 만명이 투표해 투표율 14%를 기록했다.
현 집권의 친 서방 기조 행동과연대당은 2021년 이후 의회 다수당을 차지했으나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 친 러시아 정당은 여러 개 생겨났지만 친 서방 정당은 집권당 외에는 없다.
이날 친 서방의 마이아 산두 대통령은 투표를 마친 뒤 러시아가 '대대적으로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는 오래 전부터 내놓은 의혹을 거듭 강조했다. 산두 대통령은 "평화를 지키기 위해 투표를 했다"면서 몯도바의 미래를 EU 안에 들어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러시아는 우리의 민주주의에 대한 위험이다. 우리 민주주의는 젊고 섬약하나 민주주의를 보다 오래 해온 나라라고 해서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민주주의 안에서 살고자 하며 그런 만큼 우리 민주주의는 몰도바 사람들의 손에 달려 있다"강조했다.
몰도바는 인구 250만 명으로 우크라 및 EU 멤버가 된 루마니아 사이에 낀 내륙 국가다. 선거 전부터 러시아 개입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었다. 도린 레세안 총리는 러시아가 친 러시아 정당이 집권하도록 "수 억 유로의 돈을 쓰고 있다"고 주장해다.
러시아 의혹 중에는 대대적으로 표를 돈으로 사는 작전은 물론 주요 국가 인프라에 대한 사이버공격, 선거일 즈음해서 대규모 폭동 선동 계획 그리고 친 유럽 집권당 지지를 떨어트리는 대신 친 러시아 정당으로 유권자들을 유인하기 위한 광범위한 가짜 뉴스 유포 등이 있다.
몰도바 정부는 선거날에 거짓 폭탄 위협, 사이버공격, 일시 정전 및 훈련된 자들의 거리 폭력 행위가 펼쳐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전 대통령선거 때도 그랬지만 외국에 나가 살고 있는 교포들의 투표가 이날 총선서도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동과 서 사이의 선택으로 알려진 지난해 대선 결선 투표 때 기록적인 32만 7000표가 해외에서 행해졌는데 82%가 친서방의 산두 후보를 찍었다.
집권당에 대립하는 야당 중 가장 핵심은 친 러시아의 애국선거블록으로 '러시아와 우의' 그리고 '영구 중립'을 내걸고 있다.
몰도바는 최근 수 년 동안 여려 위기를 겪었다. 높은 인플레, 이웃 우크라 전쟁으로 인한 불안정, 생계비 급증 등으로 2016년 산두가 창당한 친서방 집권당 지지가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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