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골프장 아파트 이어 워싱턴 ‘커맨더스’ 풋볼 구장에도 ‘트럼프’ 이름 넣나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8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 커맨더스가 계획한 37억 달러 규모의 경기장에 자신의 이름을 붙여주기를 원한다고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조시 해리스가 이끄는 ‘커맨더스’ 구단주 그룹 관계자와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DC에 새로 짓는 돔구장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하기 위한 비공식적인 연락이 있었다고 밝혔다.
새 경기장은 1961년부터 1996년까지 팀의 홈구장으로 사용되었던 옛 RFK 스타디움 부지에 건설되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7일 밤 이메일을 통해 ESPN에 “새로운 경기장을 재건할 수 있게 해준 사람이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므로 아름다운 이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빗 대변인은 추가 질문에 답변하기를 거부했지만 백악관 고위 소식통은 ESPN에 “대통령이 원하는 일이고, 아마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단 관계자는 9일 오후 디트로이트 라이온스와의 커맨더스 홈 경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할 수 있도록 며칠 동안 준비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단주 해리스의 손님 자격으로 경기에 참석할 예정이며 하프타임 행사에도 참석해 군인들을 기릴 예정이다.
팀 소식통에 따르면 경기 중 트럼프 대통령과 새로운 경기장에 대한 대화를 나눌 것으로 예상하지만 지금까지 공식적인 대화는 없었다.
구단은 새 경기장의 명명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아마도 기업 스폰서에게 매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ESPN은 전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을 가진 소식통은 경기장 이름에 특정 인물을 기리는 것과는 별개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ESPN은 결정은 경기장을 임대할 컬럼비아 특별구 의회, 2030년 개장 예정인 새 경기장이 건설될 옛 RFK 경기장 부지에 있는 연방 정부 토지를 관리하는 국립공원관리청에서 내릴 가능성이 높다.
한 소식통은 “구단 측에는 권한이 없다. 경기장 이름을 스스로 정할 수도 없다”고 말하고 “시 당국이 그 결정에 관여하게 될 것이고 공원 관리국도 관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4월, NFL 커미셔너 로저 구델, DC 시장 뮤리얼 바우저, 해리스는 커맨더스의 새로운 경기장이 워싱턴에 건설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7월 트럼프 대통령은 해리스가 팀 이름을 ‘커맨더스’에서 ‘레드 스킨스’로 바꾸지 않으면 경기장 건설을 막겠다고 밝혔다.
레드스킨스는 일부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에게 모욕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전 구단주 댄 스나이더는 2020년 팀 이름을 ‘커맨더스’에서 ‘레드스킨스’로 바꾸었다.
2년 동안 ‘워싱턴 풋볼 팀’으로 불렸지만 스나이더가 ‘커맨더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일부 팬들은 새 구단주 측에 원래 별명을 되돌려 달라고 요구했다.
9월 17일 워싱턴 D.C. 의회는 RFK 스타디움 프로젝트를 11대 2로 승인했다.
커맨더스는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약 3.2km 떨어진 약 64만㎡ 부지에 6만 5000석 규모의 스타디움을 건설하는 데 27억 달러를 투자하고 모든 초과 비용을 부담할 예정이다.
10억 달러를 투자할 워싱턴 D.C. 구는 구단에 스타디움을 임대할 예정이다. 커맨더스 스타디움 프로젝트에는 주택 개발, 스포츠 단지, 소매점 등이 포함될 예정이며, 바우저 구단주는 이를 “워싱턴 D.C. 역사상 최대 규모의 경제 개발 프로젝트”라고 불렀다.
커맨더스는 현재 메릴랜드주 랜도버에 있는 노스웨스트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다.
이 경기장은 RFK 경기장에서 약 14.6km 떨어진 곳으로 팀이 세 번의 슈퍼볼 우승을 거머쥐었던 곳이다.
거의 모든 NFL 팀이 수익성 높은 경기장 명명권을 기업 스폰서에게 수억 달러에 매각했는데, 이는 해리스 구단주 그룹이 의도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의 골프장과 호텔들은 오랫동안 그의 이름을 따왔다. 두 번째 임기 동안 대통령과 지지자들은 다른 건물들에도 그의 이름을 붙이도록 노력해 왔다.
올여름 의원들은 케네디 센터의 이름을 도널드 J. 트럼프 공연예술센터로 변경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경기장 거래에 대한 지식이 있는 소식통은 트럼프가 자신의 이름을 딴 경기장 건설을 고집한다면 어떤 정부 기관이 최종적으로 결정하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충분한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정부 환경 승인 등 트럼프는 자신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활용할 카드가 많다”고 말했따.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를 아는 소식통은 대통령이 경기장 이름을 사거나 자금력이 풍부한 기업 스폰서가 대신 이름을 사주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는 경기장 승인을 위한 그의 노고에 대한 감사 또는 헌정의 의미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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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as Kauer - News Moder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