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배우 브리지트 바르도 91세로 타계…직설적 동물보호에서 극우로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프랑스 배우 및 가수로서 한때 섹스 심볼로 이름을 떨치고 또 직설적인 동물보호 활동가로 활약했던 브리지트 바르도가 91세로 타계했다.
28일 바르도 동물보호재단은 바르도가 남부 프랑스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말했으나 사인은 밝히지 않았다. 바르도는 지난달 입원했다.
바르도는 69년 전인 1956년 당시 남편인 로제 바딤 감독의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로 데뷔한 뒤 1960년대 '섹스 키튼(섹시한 새끼 고양이)'이란 단어와 함께 영화 팬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바르도는 1973년 39세로 돌연 은막 은퇴를 선언하고 정치적 견해를 과감하게 펴는 전사가 되었다. 은퇴 전까지 30여 편에 출연했다.
보신탕 문화와 관련해 한국도 큰 피해를 당했다고 할 수 있는 바르도의 돌직구성 동물 '권리' 주창은 이후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 무슬림 등 소수계 민족 및 성적 소수자에 대한 폄하 등 '차별' 언사 홍수로 변질했다. 결국 프랑스 반이민 기조의 극우 정당인 국민전선 지지자로 앞장섰다.
1969년에 프랑스 국가를 공식적으로 상징하는 '마리안'의 모델로 선택되었고 이어 1985년에 앞뒤 가리지 않는 적극적인 동물보호 활동으로 최고 명예의 레종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그러나 1992년부터 바르도는 이후 인종 차별 언사로 5번 벌금형을 받았다.
바르도는 1934년 파리의 부유하고 전통적인 카톨릭 집안에서 태어나 발레 교육을 받고 이름있는 콘세르바트와르 드 파리에 입단했다.
모델로 활동하기 시작해 15세에 엘르 표지에 나왔으며 영화 오디션에서 바딤 감독과 만나 1952년 결혼했다.
바르도는 바딤 감독과 1957년에 헤어지는 등 4번 결혼했다. 영화계 은퇴 전에 미남 배우, 부호 등과 3번 했으며 마지막 1992년에 극우 국민전선 창시자 장-마리 르펜의 측근인 베르나르 도르말과 결혼했다. 바르도는 극우 전향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이 남편을 여러번 칭찬했다.
73세 때인 2007년 인터뷰에서 바르도는 "인간은 만족할 줄 모르는 포식자"라며 "나는 과거의 내 영광을 하나도 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힘도 없고 자신을 지킬 말도 없는 동물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다"고 밀했다.
그런 바르도는 2012년 장마리 르펜의 딸인 마린 르펜의 첫 대통령선거 출마를 지지하는 편지를 썼으며 2018년 영화계 여배우들의 성착취 폭로 '미투' 운동이 한창일 때 "배역을 따내기 위해 별짓을 다하면서 무슨 위선이냐"고 일갈했다.
프랑스에서 말년까지 간단히 'B.B'리는 이름으로 통하는 바르도지만 작품 거의 대부분은 내용은 별로 없고 바르도의 나체에 가까운 몸매의 관능미에 기대서 성적 환상을 유발하는 씬 모음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그럼에도 당시 금발에 날씬한 바르도가 입술을 내밀며 과감하게 몸을 드러내고 춤추듯 뛰어다니자 관습을 내던지는 그 탄력적 도약에 일반 영화팬뿐 아니라 걸출한 문화 및 지식인들이 매혹당했다.
비틀즈, 뒤에 노벨문학상르 타게 되는 가수 밥 딜런, 앤디 워홀 그리고 실존주의 여성 철학자 시몬 보부아르 등이 새로운 여성성의 탄생, 여성 해방의 잔다르크가 탄생했다고 환호했다.
바르도는 말년에 자신은 페미니즘에 끌리지 않았으며 남자를 좋아했을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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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as Kauer - News Moder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