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시황의 ‘불로장생’ 추구하는 中 스타트업들…정부도 적극 지원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뉴욕타임스(NYT)는 8일 “중국에서 시간을 앞지르려는 꿈이 있다”며 민간 기업과 정부의 ‘불노장생(不老長生)’의 꿈을 향한 노력을 집중 분석했다.
‘장수 연구실’ ‘불로불사 섬’ ‘포도씨 알약’ 등 불안정한 과학적 근거와 과장된 주장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노화 정복을 위한 국가적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속삭인 ‘150세 장수’…“곧 현실화” 공언
9월 3일 중국 2차 대전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후 이동하면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0세까지 사는 것에 대해 대화하는 것이 포착됐다.
광둥성 선전의 장수의학 스타트업 론비 바이오사이언스(Lonvi Biosciences)는 포도씨 추출물로 노화 방지제를 개발한 업체다.
이 회사 최고기술책임자(CTO) 류칭화는 “150세까지 사는 것은 분명 현실적인 일이자, 몇 년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 의학이 죽음을 완전히 물리칠 수는 없지만 5~10년 후에는 암에 걸리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NYT는 중국에서 불로장생 묘약을 찾는 노력은 진시황 이후 2000년간 이어져 왔다며 49세에 사망한 진시항은 노화 방지 치료를 받다가 수은 중독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진시황의 후예 답게 중국에서는 국영 및 민간 기업의 투자, 지도자들와 대중의 관심 급증으로 장수 사업은 합법적이고 수익성이 높은 의학 분야로 자리 잡았다고 NYT는 전했다.
◆ 바이오·인공지능 이어 中, 장수 산업도 서구 추격
중국은 바이오기술, 인공지능 및 기타 첨단 기술 분야에 이어 장수 산업을 국가적 우선순위로 삼고 서구를 따라잡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장수에 관한 선구적인 연구를 수행한 바딤 글라디셰프 하버드 의대 교수는 “몇 년 전만 해도 서구가 훨씬 앞서 있었으나 중국이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늙은 쥐의 순환계를 젊은 쥐에 연결하여 기대 수명을 연장하는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평균 수명은 79세로 세계 평균보다 5년 더 길었다.
2019년 중국 SNS에는 베이징의 최고 군병원인 301병원이 고위 간부들을 치료하는 홍보 영상이 돌았다.
검열로 신속히 삭제된 이 영상에는 ‘981 지도자 건강 프로젝트’를 위한 선구적인 작업을 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고위 당 인사들의 수명을 150년까지 연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자랑했다.
영상에서는 “마오쩌둥 82세, 덩샤오핑 92세 등 중국 지도자들의 평균 수명은 선진국 지도자들보다 길다”며 병원의 노력이 있음을 지적했다.
◆ 중국의 불로장생 스타트업
상하이에 본사를 둔 타임 파이는 건강 보조 식품 마케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과학 컨퍼런스를 조직하고 ‘천천히 늙고 웰빙(Aging Slow, Living Well)’이라는 잡지를 발행한다.
공동 창업자 간위는 “이제 중국에도 많은 사람들이 장수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장수에 필요한 돈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타임파이가 상하이에서 주최한 행사에는 중국과 외국 과학자들이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관련 제품이나 설비 등을 선보였다.
여기에는 노화 방지 크림과 물약, 구기자, 극저온 및 고압 산소실과 노화를 늦추는 것으로 알려진 기타 장치를 판매하는 기업들이 참여했다.
‘기술로 인간의 노화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상하이 기업 알랩(Rlab)은 전화 부스처럼 생긴 영하 200도까지 온도를 낮추는 극저온 장치를 소개했다. 한 이용객이 들어갔다가 몇 초 만에 추위에 뛰쳐나오기도 했다.
쓰촨성 청두에 세계 최대 규모 ‘장수 병원’을 운영한다는 의료 회사 슈페리어메드(SuperiorMed)는 ‘불로불사의 섬’을 홍보했다. 다만 아직 그런 섬은 없다고 인정했다.
이 컨퍼런스에는 하버드대 글래디셰프 교수와 독일계 미국인 노화 연구자 스티브 호르바스 같은 과학자들도 참여했다. 호르바스는 노화 바이오마커를 측정하는 최초의 ‘노화 시계’를 개발했다.
장수 프로젝트에 주력하는 싱가포르 투자펀드 ‘불멸의 용(Immortal Dragons)’은 중국 출신 젊은 기업가 보양 왕이 운영하고 있다.
그는 냉동 보존, 3D 장기 프린팅, 그리고 ‘전신 대체’ 수술 등에서 수익 창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미국 ‘바질라이 장수 컨설팅’의 설립자 데이비드 바질라이는 “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이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국이 장수와 노화 생물학을 제도적, 정책적 차원에서 점점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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